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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동안 있던 겐바(현장)에서 계약이 끝나고 새 안건을 찾기 시작했을 때, 저는 솔직히 "금방 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대형 에이전트 담당자 세 명이 입을 모아 같은 말을 했습니다. "요즘 안건이 많이 줄었어요." 처음엔 단가를 낮추려는 전략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시장이 진짜로 달라져 있었습니다.

에이전트가 "안건 없다"고 했을 때 저는 믿지 않았습니다
8월 말, 4년간 일하던 겐바에서 계약 종료 후 저는 이름 있는 에이전트 세 곳과 동시에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모바일 앱 개발자로 안드로이드와 iOS를 모두 다루는 저에게 담당자들은 하나같이 비슷한 말을 꺼냈습니다. "지금 모바일 쪽 안건이 많이 없어요."
처음에는 이게 전형적인 단가 후려치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에이전트 입장에서는 프리랜서의 희망 단가를 낮출수록 마진이 커지니까요. 그래서 저는 전 겐바에서 받던 단가를 최저선으로 잡고, 최대 20% 높은 금액을 제시했습니다. 4년 전에는 그 방식이 통했거든요. 당시 안드로이드 구인 안건이 워낙 많아서 저도 처음 예상보다 높은 단가를 받고 일을 시작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일본 최대 규모의 에이전트인 L사는 직접적으로 말했습니다. "그 단가로는 현재 모집 중인 겐바가 없습니다. 희망 단가 조정을 부탁드립니다." 나머지 두 곳은 단가 조정 요청 외에 딱히 안건을 들고 오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대응이 명확했던 L사 쪽 안건만 면담해서 오퍼까지 받았지만, 결국 조건이 맞지 않아 사퇴했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에이전트가 "안건 없다"고 할 때 무조건 협상 전술이라고 단정 짓는 건 위험한 생각이었습니다. 시장 자체가 바뀌고 있을 때는 그 말이 사실일 수 있습니다.
모바일 개발 안건 감소, 데이터로도 확인됩니다
제 체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수치로도 드러납니다. 일본의 대형 프리랜서 안건 검색 서비스인 フリーランススタート의 집계를 보면, 2025년 8월 말 기준 등록 안건 수는 약 499,914건이었습니다. 그런데 1년 뒤인 2026년 8월 말에는 445,327건으로 줄었습니다. 약 54,600건, 비율로는 10.9% 감소한 수치입니다. (출처: エン株式会社 プレスリリース)
물론 이 수치가 일본 IT 프리랜서 시장 전체를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특정 플랫폼에 게재된 공개 안건을 집계한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형 서비스에서 전년 동월 대비 등록 안건이 실제로 줄었다는 건, 시장 분위기를 파악하는 지표로는 충분히 의미 있는 수치라고 봅니다.
여기에 더해 저를 더 불편하게 만든 데이터가 있습니다. 레바테크가 2026년 7월에 발표한 IT 프리랜서 시장 조사에 따르면, 2026년 6월 기준 안건 희망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36%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출처: dellows.jp 레바테크 조사 보도) 안건은 줄었는데 안건을 찾는 사람은 오히려 36%나 늘어난 셈입니다.
공급(안건)은 줄고 수요(희망자)는 늘었다는 건,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뜻입니다. 특히 모바일처럼 수요 자체가 감소하고 있는 분야에서는 이 격차가 더욱 크게 체감될 수밖에 없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단순히 "요즘 타이밍이 안 좋다"는 수준의 문제가 아닙니다.
분야별로 보면 상황이 더 명확해집니다. 현재 일본 IT 프리랜서 시장에서 성장하는 분야와 축소되는 분야는 뚜렷하게 갈립니다.
- AI·DX 관련 안건: 최근 1년간 약 3.1배 증가. DX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의 약자로, 기업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사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흐름을 뜻합니다.
- PM(프로젝트 매니저) 안건: 최근 3년간 3배 이상 증가. PM이란 프로젝트의 계획·실행·완료까지 전반을 관리하는 역할로, 기술보다 조율 능력이 핵심입니다.
- 컨설턴트 평균 단가: 7개월 연속 상승, 2026년 8월 기준 월 109.3만 엔 기록.
- 모바일 앱 개발(안드로이드·iOS) 안건: 복수 에이전트 담당자 확인 기준으로 명확히 감소 추세.
저는 이 목록을 보면서 솔직히 좀 허탈했습니다. 제가 4년을 쏟아온 분야가 줄어드는 쪽에 속해 있었으니까요.
단가 협상 방식이 틀렸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저는 4년 전 성공했던 협상 방식을 그대로 가져왔다가 크게 삐걱거렸습니다. 당시에는 안건이 넘쳐났기 때문에 높은 단가를 먼저 부르는 전략이 유효했습니다. 에이전트 입장에서도 굳이 협상에 시간을 쏟을 이유가 없었고, 맞는 안건을 빠르게 연결하는 게 더 중요했으니까요.
그런데 시장이 수축 국면에 접어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높은 희망 단가를 제시하는 순간 에이전트 입장에서 저는 "맞출 안건이 없는 조건"이 되어버립니다. 제가 처음부터 유연한 태도, 즉 "제시한 단가에 맞지 않더라도 일단 안건은 확인해 보겠다"는 식으로 접근했다면 선택지가 더 넓었을지 모릅니다.
풀리모트(완전 재택 근무) 조건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습니다. 풀리모트란 출근 없이 100% 재택으로 진행되는 근무 형태를 말합니다. 코로나 이후 급격히 늘었다가 지금은 다시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フリーランススタート 기준으로 리모트 안건 비율은 2025년 8월 43.0%에서 2026년 8월 39.5%로 줄었습니다. 레바테크 조사에서는 풀리모트 안건만 따로 보면 전체의 약 30%까지 축소됐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이후 일시적으로 늘었던 재택 수요가 원래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도 지금 그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상류공정(上流工程)이라고 부르는 요건 정의나 기본 설계 단계, 또는 AI·DX 관련 프로젝트로 방향을 틀면 시장은 넓어집니다. 상류공정이란 시스템 개발 초기 단계로, 고객의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설계를 확정하는 작업을 뜻합니다. 다만 기존 단가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게 현실이고, 그 부분이 쉽게 발을 내딛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일본 IT 프리랜서 안건이 줄었다고 하는데, 전 분야가 다 줄어든 건가요?
A. 그렇지는 않습니다. AI·DX 관련 안건은 최근 1년 새 약 3.1배 늘었고, PM 안건도 3년간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줄어드는 건 주로 단순 코딩 위주의 개발 안건 쪽이고, 모바일 앱 개발도 그 흐름에 포함됩니다. 분야별로 명확하게 희비가 갈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Q. 프리랜서 단가 협상을 할 때 높게 부르는 게 유리한 전략 아닌가요?
A. 안건이 충분히 많을 때는 유효한 전략입니다. 그런데 안건이 줄어든 시장에서 높은 단가를 고수하면 에이전트 담당자 입장에서 연결할 안건 자체가 없어져버립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시장 상황이 달라졌을 때는 일단 안건을 확인해보는 유연한 태도가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단가보다 선택지를 먼저 넓히는 게 맞는 순서였습니다.
Q. 모바일 앱 개발자가 지금 일본에서 안건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여러 에이전트에 동시에 등록하되, 처음부터 유연한 단가 조건을 제시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또한 모바일 개발 스킬에 AI 연동이나 DX 관련 경험을 추가하면 안건 범위가 넓어질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단가가 낮아지더라도 시장 자체가 성장하는 분야에서 실적을 쌓는 방향이 중장기적으로 유리할 수 있습니다.
Q. 풀리모트 안건은 앞으로 더 줄어들까요?
A. 데이터상으로는 이미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2025년 8월에 43%였던 リモート 안건 비율이 2026년 8월에는 39.5%로 내려갔고, 출사(出社)를 일부 포함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가 다시 일반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완전 재택만 고집하면 선택할 수 있는 안건이 계속 좁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Q. 안건 희망자 수가 136%로 늘었다는 게 프리랜서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A. 안건은 줄고 찾는 사람은 늘었다는 건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진다는 뜻입니다. 똑같은 기술 스택이라도 예전보다 더 많은 엔지니어가 같은 안건을 놓고 경쟁하게 됩니다. 특히 경력이 짧거나 범용적인 스킬만 보유한 경우에는 안건 획득 난이도가 체감상 훨씬 높아질 수 있습니다.
지금 저는 솔직히 다음 안건을 어떤 방향으로 찾을지 아직 정리 중입니다. 모바일 스킬을 살리면서 AI 연동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안건을 먼저 찾아보고, 단가는 현실적인 선에서 다시 맞출 생각입니다. 4년 전 방식이 지금은 통하지 않는다는 걸 몸으로 배웠으니, 이제는 시장을 먼저 읽고 협상하는 순서로 접근해보려 합니다.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참고가 됐으면 합니다.
--- 참고: https://corp.en-japan.com/newsrelease/2026/46373.html?utm_source=chatgpt.com, https://news.dellows.jp/100442/?from=recommend_list&utm_source=chatgpt.com